[2015년 문향 두번째]非義而食 則近盜賊 不事而飽 是爲螟䘌
이름 | 관리자 | 등록일 | 2015-05-14 11:26:19 | 조회수 | 878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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非義而食 則近盜賊 不事而飽 是爲螟䘌 합당하지 않은데 먹는다면 도적에 가까운 것이고 -『농암집(農巖集)』-
옛 사람들은 자신을 삼가고 경계하는데 게을리 하지 않아 늘 쓰는 지팡이·밥그릇·세수대야·필통·술통·문설주 등에 좌우명(座右銘)을 새겨 두고 자신의 부족한 점을 고치려고 부단히 애썼음을 볼 수 있다. 조선 후기 영의정 김수항(金壽恒, 1629-1689)의 아들로 문장은 구양수(歐陽脩)의 정수(精髓)를 얻었으며, 시는 두보(杜甫)의 영향을 받았지만 그대로 모방하지 않고 고상한 시풍을 이루었다고 일컬어지는 조선 후기의 학자이자 문신이었던 김창협(金昌協, 1651-1708)이 있다. 그도 나이 49세 때인 1699년(숙종25)에 도공에게 밥그릇 등 6점의 기명(器皿)을 만들게 하고 거기에 새김글을 지었는데 그 중 밥그릇에 새겨 넣어, 밥을 먹을 때마다 경계로 삼고자 한글이 바로 “비의이식 즉근도적 불사이포 시위명닐(非義而食 則近盜賊 不事而飽 是爲螟䘌)”이다. 자기 먹을 것이 도리와 명분에 맞게 얻어졌는지를 밥 먹을 때마다 따져보면서 합당하지 않은 것을 먹는 것은 도적질과 같고 일하지 않고도 먹기만 한다면 벌레와 같다고 자신을 경계한 것은 행여 정당치 못한 방법이나 불로소득으로 생긴 이득이 있나를 경계한 것이다. 당연히 뇌물을 받는다거나 권세를 이용한 착취는 도적질로 여겼을 터인데 이는 이익이 생기면 옳은가를 생각하는 “견리사의(見利思義)”의 정신과도 맥을 같이 한다. 대사간까지 역임한 대학자도 불로소득을 경계하며, 땀 흘려 일하지 않고 자신의 배만 채우는 것을 일삼는다면 이는 도적이나 밥벌레와 같다고 밥그릇에 글을 새겨 자신을 채찍 하였는데, 본받아 좇아야 할 것은 하지 않고 좋은 세상 만들겠다던 당대의 지도자연 하는 자들이 선거철만 되면 되풀이되는 정치자금 수수에 연루되고 검사는 정치검사로 비아냥거림을 받는 일이 반복되고 있다. 이제라도 성인이라면 밥을 먹을 때 각자의 일터에서 정당한 방법으로 제 밥값 했는지 돌아보았으면 좋겠다. 아울러 정치는 먼데서 찾지 말고 도적놈은 법으로 다스리고 벌레는 박멸하는 가장 기초적인 것에서 신뢰를 얻기 바란다.
비 의 이 식 즉 근 도 적
불 사 이 포 시 위 명 닐
일하지 않는데 배부르게 먹는다면 버러지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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