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향 열네 번째] 君子學道則愛人 小人學道則易使
이름 | 관리자 | 등록일 | 2018-07-18 16:48:11 | 조회수 | 508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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윗사람이 도를 배우면 아랫사람을 사랑하게 되고,
아랫사람이 도를 배우면 윗사람을 잘 따르게 된다.
-『논어(論語)』-
『논어·양화』 에 “군자가 도를 배우면 아랫사람을 사랑하고, 소인이 도를 배우면 윗사람을 잘 따른다.”는 말이 있다. 이때의 도(道)란 예법(禮法)과 음악(音樂)을 말한다.
조선 시대 예와 악은 사람이 태어나 8세가 되면, 신분이 높은 자에서 서인에 이르기까지 모두 『소학』을 배우게 했고 그 가운데 육예(六藝) 곧 예(禮), 악(樂), 사(射), 어(御), 서(書), 수(數)의 내용은 치자(治者)가 되기 위한 가장 기초적인 교양필수 과목이라 할 수 있다.
예는 사람들의 마음을 조절하여 중도(中道)에 맞게 하고, 음악은 사람들의 소리를 온화하게 하여 화합을 유도하는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에 예악을 익히면 다스리는 자는 사랑하는 마음이 깃들고, 백성들은 법을 잘 지키고 선해진다고 믿었기 때문에 중시하였다.
“닭 잡는데 어찌 소 잡는 칼을 쓰랴(할계언용우도 割鷄焉用牛刀).”라는 말도 실은 이 예악을 설명하는 말에서 나왔다.
공자는 예와 음악을 정치의 중요한 수단으로 강조했는데, 공자는 어느 날 제자 자유(子游)가 무성(武城) 땅을 잘 다스린다는 평이 있어 가보니 온 고을에 거문고 같은 현악기 소리가 들리는 것을 듣고는 빙그레 웃으며 “닭 잡는 데 웬 소 잡는 칼을 쓰는가.”라고 비꼬았다. 그랬더니 자유는 “평소 선생님이 강조하신 예악을 충실히 가르친 것뿐입니다.”라고 정색하며 말하자 공자는 “그래 맞다 방금 한 말은 농담이다.”라고 얼버무리며 자유의 노력을 인정하였다.
무성 같은 작은 고을을 다스리는 방도는 조금 융통성을 가져도 될 것을, 한 나라를 다스리는 데 써야 할 예와 음악으로 다스리고 있음에 대견하여 농담을 던졌거늘, 고지식한 제자가 정색한 것이나 스승이 품어주는 아량이나 태평성대의 편안함을 느낄 수 있다.
도(道)란 멀리 있는 것이 아니다 이렇게 예법과 음악같이 치우치지 않고 화합하는 방도이자 사람이 걸어가야 할 길이기에 윗사람이든 아랫사람이든 도를 배워야 세상이 평온해진다.
정읍 무성서원(武城書院)의 현가루(絃歌樓)는 자유(子游)가 태평성세를 바라며 군자든 소인이든 도(道)를 배워야 하고, 나라를 다스리든 고을을 다스리든 예악(禮樂)의 원리로 하고자 했음을 계승하고자 한 뜻이 내포된 소중한 곳이다. 특히나 무성서원이 곧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되는 심사과정 중에 있다고 하니 더욱 기쁘고 지역의 자랑이자 상징으로 삼아야겠다.
예악을 숭상하고 문화를 강조하는 전주가 이를 기억하고 모두가 도를 배우는 데 앞장서도록 하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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