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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비들이 술을 마시는 의례 - 향음주례(鄕飮酒禮)

향촌의 유지와 유생들이 향교나 서원에 모여서 예로써 주연을 함께 즐기는 향촌의례로 매년 음력 10월에 시행했다. 매년 음력 10월에 제도(諸道)ㆍ주(州)ㆍ부(府)ㆍ군(郡)ㆍ현(縣)에서 좋은 날을 택하여 향촌의 선비ㆍ유생들이 향교ㆍ서원 등에 모여 학덕과 연륜이 높은 이를 주빈(主賓)으로 모시고 존경과 겸양, 청결과 공경을 가르치는 향촌의례의 하나이다. 어진 이를 존중하고 노인을 봉양하는 데 뜻을 두고 있으며, 어진 이와 그렇지 않은 이를 구별하고 신분의 귀천을 밝히는 교화에 목적이 있었다.
우리나라에서는 언제부터 향음주례를 실시했는지 분명하지 않으나 1136년(인조 14)에 과거제도를 정비하면서 여러 주(州)의 공사(貢士)를 중앙으로 보낼 때 향음주례를 행하도록 규정한 일이 있다. 조선시대의 향음주례는 제도적으로 명나라 제도를 따랐는데, 세종이 집현전에 상정(詳定)하도록 명해 1474년(성종 5)에 편찬을 완성했던 『국조오례의(國朝五禮儀)』와 더불어 일반화되었다.
향음주례는 어른에게 음식을 공양하는 예의절차를 밝히면서 술을 마시는 것이다. 향음주례는 매년 10월 한성부와 모든 도ㆍ주ㆍ부ㆍ군ㆍ현에서 좋은 날을 택해 학당(學堂)에서 행하였다. 주인은 해당 관청이 되고 빈객은 나이가 많고 덕이 있는 사람과 효행자를 선정하였으며, 학당에 술상을 마련하고 서민까지도 자리를 달리해 참석시켰다.
이 자리에서 주인과 빈객 사이에 절도 있게 술잔을 돌리며 연장자를 존중하고 유덕자를 높이며 예법과 겸양의 풍속을 일으키도록 하였다. 뿐만 아니라 주연이 끝나면 사회자가 손님과 주인 및 서민까지 한자리에 앉은 가운데 부모에게 효도하고 형제간에 화목하며, 이웃과 잘 어울리기를 권장하는 글을 읽었다. 결국 향음주례는 수령이 앞장서서 마을에서 유덕자를 골라 베푸는 주연이며, 음주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효제목린(孝悌睦隣)을 권장하는 주례(酒禮)를 통한 훈련이기도 하였다.
『주례』에 의하면 향음주례는 네 가지가 있었다. 첫째 향대부(鄕大夫)가 3년마다 지방의 어진 자와 능력 있는 자를 손님으로 맞이하여 베푸는 것, 둘째 향대부가 나라 안의 어진 이들을 대접하는 것, 셋째 주장이 활쏘기를 익히면서 술을 마시는 것, 넷째 당정(黨正)이 사제(蜡祭)를 행하면서 술을 마시는 것이었다. 이 가운데 주로 둘째의 경우가 행해졌다. 『세종실록(世宗實錄)』 「오례」에 수록된 향음주례의 내용도 이에 제일 가깝다고 할 수 있다.
조선후기의 향음주례는 간혹 지방관이 주도하는 행사로 거행되었고, 의례 절차와 규모는 장소와 때에 따라 부분적으로 보태지거나 고쳐지기도 하였다.

향음주례의 28가지 절차

  • 주인이 손님을 선정하고 향음례가 있음을 알리는 절차
  • 향음주를 진설하는 것에 대한 절차
  • 주인이 손님을 초대하고 맞이하는 절차
  • 주인이 손님(賓)에게 술잔을 올리는 절차
  • 손님(賓)이 주인에게 술을 올리는 절차
  • 주인이 손님(賓)에게 술을 따라 권하는 절차
  • 주인이 손님(介)에게 술잔을 올리는 절차
  • 손님(介)이 주인에게 술을 올리는 절차
  • 주인이 여러 손님(衆賓)에게 술을 올리는 절차
  • 술잔 중 치(觶)를 내와 진설하고 술을 차려내는 절차
  • 악공(樂工)의 연주와 악공에게 술을 올리는 절차
  • 생황을 연주하고 생황연주가에게 술을 올리는 절차
  • 슬(瑟)과 생황을 교대로 연주하고 노래하는 절차
  • 당(堂) 위의 슬, 당 아래 생황과 석경(石磬)을 합주하는 절차
  • 사정(司正) 세우고 손님을 편안하게 하는 절차
  • 사정이 자리하는 절차
  • 손님이 여수(旅酬)에서 주인에게 다시 술을 올리는 절차
  • 여수에서 주인이 손님(介)에게 술을 올리는 절차
  • 司正(사정)이 당 위에 올라가 여수의 의식을 주재하는 절차
  • 주인의 속리(屬吏) 두 사람이 치(觶)를 손님에게 건네는 절차
  • 자리에 앉아 편안하게 잔치를 즐기는 절차
  • 손님과 주인이 즐거이 마시며 음악이 끊이지 않게 하는 절차
  • 손님이 돌아갈 때 연주하는 절차
  • 준자(遵者)가 들어오는 절차
  • 손님이 주인에게 감사하고, 주인이 사정을 위로하는 절차
  • 향대부와 상의하여 손님을 뽑는 절차
  • 손님의 자리, 기물의 진설과 희생의 종류에 대한 절차
  • 기타 향음주례 후반부 절차와 세부사항에 관한 절차

향음주례 체험 순서

  • 진설(陳設)
    향음주례에 필요한 물품을 진설한다.
  • 손님 초대(請賓)
    지역의 덕이 높은 분과 상의하여 손님을 초대한다.
  • 주인이 손님에게 술잔을 올리는 헌작례(獻爵禮)
    주인이 손님에게 공경의 뜻을 담아 술잔을 올린다.
  • 손님이 주인에게 술잔을 올리는 답배례(答拜禮)
    손님이 주인에게 감사의 뜻을 담아 술잔을 올린다.
  • 주인이 손님에게 술을 거듭 권하는 수빈례(酬賓禮)
    주인이 손님에게 거듭 권하지만 손님이 거절할 수도 있다.
  • 여러 손님과 허물없이 술을 주고받는 여수례(旅酬禮)
    여러 손님이 허물없이 서로 술을 주고 받는다.
  • 손님이 돌아가고 주인이 배웅하는 배송례(拜送禮)
    향음주례가 끝나면 서로 예를 갖춰 인사를 나눈다.

현대에도 지켜야할 향음주례의 기본정신

향음주례에 일관된 정신은 의복을 단정히 입고 끝까지 자세를 흐트러뜨리지 않는 것, 음식을 정결하게 요리하고 그릇을 깨끗이 하는 것, 행동이 분명하여 활발히 걷고 의젓하게 서며 분명하게 말하고 조용히 침묵하는 절도가 있을 것, 존경하거나 사양하거나 감사할 때마다 즉시 행동으로 표현하여 절을 하거나 말을 할 것 등이다.
우리나라는 전통적으로 술로 인한 추태와 분쟁이 거의 없는 풍속의 고장, 예의의 나라였다. 술자리를 반드시 공개했고 아들과 제자들을 동행하여 술시중을 들게 함으로써 술 먹는 법도를 익히게 하였으니 술자리를 고상하게 승화시킬 줄 알았다.
우리조상들은 술은 지나치게 많이 마시면 이성을 마비시키기 때문에 반드시 상대의 주량에 한계가 있음을 먼저 명심했다. 잔을 세 순배 이상 돌리는 것은 술 못 먹는 사람을 괴롭히는 것이므로 천박하다고 보았고, 성인례를 한 성인에게만 술을 권했다. 즉 자제력이 있는 사람이나 체력이 있는 강건한 사람만이 술을 먹을 자격이 있는 것임을 뜻한다. 이러한 음주전통이 곧 술을 고귀한 음식으로 승격시켰다. 남으로부터 ‘술을 대접받음’은 정신적 육체적으로 성숙한 인격자임을 뜻하게 되어 영광이 되었던 것이다.
술 마시는 예절을 가르침으로써 누구나 술 마시는 범절이 깍듯하였으며, 술을 먹는 모임에는 모름지기 노래와 춤과 시조를 곁들임으로써 운치를 돋우어 우아하고 고결한 풍류로 승화시켰던 것이다.
계영배(戒盈杯)
계영배(戒盈杯)
계영배는 '가득참을 경계하는 잔' 이라는 뜻으로, 과음을 경계하기 위해 술이 일정 이상 차오르면 술이 모두 새어나가도록 만든 잔으로 절주배(節酒杯)라고도 불린다. 과유불급(過猶不及), 인간의 끝없는 욕심과 지나침을 경계하는 선조들의 교훈이 담겨 있는 잔이다.
계영배는 사이펀의 원리를 이용한 것이다. 잔 속에 관을 만들어 그 관의 높이까지 액체를 채우면 새지 않으나 관의 높이보다 높게 액체를 채우면 관 속과 물의 압력이 같아져서 수압차에 의해 액체가 흘러나오게 된다.